레디꼬 블로그


지난 포스팅에서..
여행사에 진상 떠는 손님들에 대해 조금..강한 어조의 글을 썼더니 역시나...
몇몇 지인분들께서 갑자기 왜 열폭하시는지 궁금해하시고, 한편으로는 걱정을 해주시네요 ㅠㅜ

진상 손님들에게는 저 또한 진상처럼 대하는 것이 나름의 철칙이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정말 가족이 여행가는 것 처럼 신경쓰고 최고의 여행이 될 수 있도록 항상 고민합니다. 
손님들이 들려주는 여행 이야기는 제게 큰 즐거움이 되고, 그 이야기들은 가이드북을 쓰는데도 큰 도움이 된고 있거든요^__^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제게 큰 기쁨을 주시고, 일하는 재미를 주신 손님을 소개해드리려구요^^
여행사에 항공권, 여행상품을 예약하면 여권사본을 보내야 합니다.
(필수는 아니지만 실수를 방지하고, 확실한 예약 처리를 위해 보내는게 좋습니다) 

어느날 한 할머니께 걸려온 전화 한통...
할머니 : "아들이 여행보내주는데... 여권사본을 보내라고 하더라구... 어떻게 보내야해?"  

레디꼬 : "여권 복사하셔서 팩스 02-546-**** 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할머니 : "아..이걸 어떻게 팩스로 보내...어려워서 못하겠으니까 등기우편으로 보내면 안되나?"

레디꼬 : "등기우편이 편하시면 그렇게 해주세요..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입니다"





며칠후...등기우편으로 여권사본이 왔습니다 -_-;;;;;




이 할머니께서는...  
여권의 모든 면을 복사하시고..
한장한장 짤라내고..
한면한면 이어 붙이고..

마치 한권의 여권 그대로 복사를 해서 보내주셨습니다 ㅠㅜ 





간혹 여권 사본을 팩스로 보내달라고 하면 KOREA PASSPORT 표지를 보내시는 분이 계시는데..
여행사에서 요구하는 여권사본은 사진과 영문 이름, 여권번호가 있는 위의 페이지입니다. 




여권사본을 보내기 힘들다고 하셨던 할머니는 
맨 뒷면 까지.. 이태리 장인 처럼... 한장한장 정성을 다해 여권사본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사본의 디테일에 감동하면서..
문뜩 할머니가 만드는 모습을 상상해 보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여행을 보내주는 기쁜 마음으로 한장한장 잘라내고, 풀로 붙이시는 할머님의 모습을 생각하니
'얼마나 좋으셨을까? 얼마나 행복하시고 아들이 자랑스러웠을까...'
왠지 살짝 울컥해지는 기분도 들고...이렇게 소중한 여행을 준비하는 할머니의 여행만큼은
정말 최고의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습니다. 

여행은 막상 떠나서 보다, 준비하는 과정이 더 설레이고 즐겁다고 하는데
이 할머니의 준비는 본인 뿐 아니라 저와 제가 근무하던 여행사의 모든 직원들까지도 기쁘게 해주셨습니다. 

여행업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좋은 손님의 여행을 더 즐겁게 하고 싶은 감정이 없을 수 없습니다. 
여행을 예약하면서 여행사 직원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한다면 따로 부탁하지 않더라도 더 신경쓰는건 당연하겠죠. 




이렇게 즐거움을 주는 손님들이 있기 때문에 여행사 일이 마약만큼이나 중독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p.s. 정성 가득 담긴 이 여권 사본은 차마 폐기하지 못하겠어서, 개인정보 부분은 보이지 않게 해두었습니다.
여행사에 보낸 여권사본은 분쇄기 등을 이용해 폐기 되고, 일부 정보만 암호화되어 DB에 저장됩니다.
그러니 여행사에 여권사본을 보낸다고 해서 개인정보 유출..걱정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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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이드북 저자, 정태관의 블로그입니다. 여러 지역 가이드북을 쓰고 있는데, 일본 여행을 가장 좋아해요. 가까우니까요~ 자세한 프로필은 [공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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