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꼬 블로그

지난 3월에 와인 공부를 하고 있다고 잠시 소개를 한 적이 있는데요.. 
아직 수업이 다 끝나지 않았지만 9기도 새롭게 시작을 한다고 해서 재수강(?)을 신청했습니다. 

술을 공부하면서 까지 마셔야 하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와인과 몇몇 술은  공부를 해야 더 즐겁게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술들은 공부하면서 마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기본적인 주도 酒道 만 배우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의 전통 소주와 지역별 막걸리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소주, 맥주, 막걸리는 품질의 차이가 크지 않은 대량생산 제품이기 때문에 맛에 차이도 크지 않고, 어떤 것을 선택해도 마시기전에 예측할 수 있는 맛과, 향이 있습니다. 와인은 프랑스에서만 수만종류의 와인이 생산되고 있으며 제조업자, 제조년도, 포도 품종 등에 따라 각기 다른 맛과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와인의 맛은 어떻다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분위기, 상황에 맞는 적절한 와인은 어떤 종류의 와인일 것이다라는 정도를 아는 것이 와인을 공부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프랑스어가 많이 등장하는 와인 세상에서 그러한 것들을 잘 기억하기 위해 와인을 마시며 사진도 찍고 메모도 하고 하는 것도 와인 공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와인의 향을 표현하는 방법
미각과 후각은 많은 경험을 통해 발달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만 그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만화 '신의 물방울 神の雫'을 처음 봤을 때 와인 한잔을 표현하는데 극한의 상상력과 표현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와인에 대해 조금 공부를 해보니 그 표현들이 일상에서는 생소하지만 와인을 표현하는데는 자주 사용되는 언어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와인의 대표적인 향(Aroma)
과일 - 사과, 살구, 레몬, 자몽, 파인애플, 복숭아, 배, 체리, 블루베리 등
견과류 - 헤이즐넛, 호두, 아몬드 등
꽃 - 아카시아꽃, 모란, 말린 장미꽃, 카모마일, 꿀, 인동덩굴(머지..-_-;;) 등
미네랄 - 석회암, 편암, 부싯돌, 점토, 늪지대, 백묵 등 (도대체 이건 무슨 향? ㅋ)
식물 - 아스파라거스, 피망, 잔디, 건초, 담뱃잎, 송로버섯, 회양목 등
동물 - 사향, 생고기, 육포, 통가죽, 마구간, 고양이 오줌(큭..), 땀, 사슴고기 등
나무 - 삼나무, 참나무, 말린 나무, 젖은 나무, 오래된 나무, 포도주에 절은 나무통 등 
탄내 - 그을음, 코코아, 볶은 커피, 원두, 고무, 숯, 담배연기, 모닥불 냄새, 화약 등
향신료 - 계피, 감초, 바닐라, 정향, 회향, 말린 월계수, 바질, 라벤더 등
발사믹 - 소나무, 송진, 잣, 노간주나무 기름 
화학물 - 알코올, 접착제, 타르, 썩은 달걀, 플라스틱, 쉰 우유, 비누, 상한 버터, 맥주, 소독약 등

참 다양한 향으로 표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향을 표현할 때 아로마, 부케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아로마 Aroma 는 와인이 갖고 있는 다양한 향기를 개별적으로 구분하는 것이고, 부케 Bouquet 는 아로마가 와인속에서 융화되면서 나타나는 전체적인 향기입니다. 아로마는 미시경제, 부케는 거시경제라는 개념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쉬울 수도 있습니다. 

처음 와인의 향을 맡아본 것이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직까지도 다른 어떤 향보다 알코올 냄새가 먼저 나는 것 같습니다. 술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만 조금씩 와인을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되면서 여러 향기를 맡아볼 수 있었습니다. 




보르도 Bordeaux
와인 공부를 시작하면 우선 보르도 Bordeaux의 와인에서 시작하는게 일반적입니다. 와인의 기준을 만들어 낸 곳이기 때문에 우선은 보르도 와인을 공부하고 다음으로 브루고뉴 Bourgogne, 기타 프랑스 도시, 이탈리아, 기타 유럽 국가를 거쳐 신대륙(미국, 호주, 남미 등)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가장 복잡하고 미묘한 곳이지만 보르도를 어느정도 알게 되면 다른 지역의 와인을 이해하기 좋다고 하니 일단은 꾹 참고 보르도에 대한 공부를 해야합니다. 

와인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한번 쯤은 들어봤을 보르도는 행정구역상으로는 면적 49.36 km2의 작은 도시이지만 와인 생산지로의 보르도는 서울시 면적(605.33 km2)의 약 2배정도의 넓은 지역입니다. 보르도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하는 포도 재배 면적만 1175 km2라고 합니다. 

보르도 와인 하면 좋다고 할 수 있지만 꼭 그런 것 만도 아닙니다. 보르도의 경우는 와인의 브랜드, 품질 관리가 엄격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 되는 와인에만 보르도 Bordeaux 라고 할 수 있지만 앞서 말씀 드린대로 워낙 방대한 지역이기 때문에 무조건 좋다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급 와인들의 대부분은 보르도라는 이름보다는 좀더 세분화된 지역을 표시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맛있는 배를 생산하는 곳은 나주입니다. 대부분 나주배 하면 좋은 배로 인정하지만 정말 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주시 어디서, 어느집에서 재배하는 배를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넓은 보르도의 와인 생산지를 조금더 세분화 하면 30여개의 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각 지역별로 와인 생산자(샤토, Chateau)로도 구분됩니다. 


<사진 : 보르도 와인 생산지, 출처는 보르도 와인 공식 홈페이지>

즉, 단순히 보르도 라고 써 있는 와인 보다는 메독 Medoc, 쌩떼밀리옹 St.Emilion, 뽀므롤 Pomerol 지역 등 세분화된 지역으로 표시된 와인이 조금더 고급이고, 샤또 라피트 롯칠드 Chateau Lafite Rothschild, 샤토 마고 Chateau Margaux 등 와인 생산자가 표시된 와인 가장 고급 와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 : 유럽 지도 -> 프랑스 지도 -> 보르도 와인 생산지 지도 순으로 점점 세분화해서 설명하는 아미드 바인의 선생님>

와인 공부를 할 때 익숙하지 않은 프랑스의 지역이름을 들으면 와인 공부를 포기해야하나..할 정도로 감이 오지 않습니다. 
유럽전문 여행사를 운영하시는 아미드바인의 선생님은 이러한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와인 수업을 할 때 항상 지도를 갖고 설명을 해주십니다. 위치와 함께 설명을 들으면 기억에도 더 오래 남고 괜히 그 지역의 특징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아미드바인 첫번째 시간에 마신 보르도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왼쪽의 와인은 바롱 드 레스탁 보르도 Baron de Lestac Bordeaux 이고 
오른쪽의 와인은 마르퀴스 드 샤스 소테른 Marquis de Chasse Sauternes 입니다. 

보르도에서 보다 세분화된 소테른 지역은 갸론느 강과 시론 천이 만나 형성되는 특이한 기후 덕분에 세계 최고의 스위트 와인이 생산되는 곳 중 하나입니다. '보르도' 라고 써있는 것보다 좀더 세분화 된 '소테른'이라고 써있으니 조금 더 좋은 와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절대적으로 오른쪽 와인이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남작(Baron)이라는 이름 보다 후작(Marquis)이 계급이 높으니 상위의 와인이라는 썰렁한 농담은 할 수 있습니다^^

황금색이 도는 마르퀴스 드 샤스 소테른... 꿀물처럼 엄청 달달한 것이 디저트 와인으로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포도 품종은 보르도의 대표적인 화이트 품종인 세미용 Semillon이 약 70%, 소비뇽 블랑 Sauvignon Blanc 25%, 무스까델 Muscadelle 5% 정도입니다. 

세미용 Semillon 품종은 귀부현상이 특징인데 귀부란 귀하게 부패한다는 뜻입니다. 오랫동안 수확을 안한 포도에 곰팡이가 생겨 껍질이 없어지고 포도알의 수분이 빠져 건포도 처럼 쪼그라 드는데, 포도 한송이당 와인용으로 수확할 수 있는 양도 극도로 적어지고,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따야 합니다. 당연히 와인의 생산량도 적고 인건비 등의 비용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가격의 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귀부현상으로 유명한 소테른 지방의 대표적인 고급 와인으로는 '신의 물방울 2권'에서 소개된 샤토 디켐 Chateau  d'Yqeum 이 있습니다.  참고로 샤토 디켐을 만드는 회사는...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BMH라고 합니다. 명품 와인 스럽습니다. 

강한 향의 마르퀴스 다음으로 테이스팅을 했기 때문에 약간 밋밋한 기억이 남는 바롱 드 레스탁은 소비뇽 블랑이 약 80% 사용된 와인입니다. 바닐라 아로마가 인상적이라고 하는데 전 역시 느끼지 못했습니다. ㅠㅜ 



다음으로 마신 와인은 샤토 벨 심 Chateau Les Belles Cimes 입니다. 
보르도의 생테밀리옹 St. Emilion 와인입니다. 보르도의 레드와인은 단일 품종을 이용하지 않고 여러 품종을 블랜딩 하는 와인이 대부분인데 카베르네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과 메를로 Merlot, 카베르네 프랑 Carbernet Franc 품종을 블랜딩 합니다. 생테밀리옹 지역의 와인은 알이 굵고 껍질이 얇아서 탄닌의 함량이 적어 부드럽고 풍만한 향을 갖고 있는 메를로의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함께 마신 메독 Medoc 지역의 샤토 라랑드 다비뇽 Chateau Lalande D'Auvion
메독 와인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AOC체계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 
조금 복잡하고 긴 이야기가 될 것같으니 다음 포스팅으로 넘겨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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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이드북 저자, 정태관의 블로그입니다. 여러 지역 가이드북을 쓰고 있는데, 일본 여행을 가장 좋아해요. 가까우니까요~ 자세한 프로필은 [공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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